역사적 비극이 아니라 가족애를 그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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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

 

 

나의 군생활을 반성하게 해주는..

갑자기 군생활 했던 때가 생각난다. 나는 운전병으로 군대 생활을 했는데, 그냥 별 탈 없이 무난하게 지냈던 것 같다. 물론 군생활 중간에 북한의 애매한 도발로 인해서 진돗개 발령 등의 상황을 몇번 겪긴 했으나 그냥 무사히 지나갔다.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가, 뭔가 전쟁영화를 보면 이상하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부분들이 있다. 전쟁물자라던가, 방탄 헬멧이라던가, k-2소총이라던가. 그리고 총을 들고 야외에서 느꼈던 그 묘한 긴장감. 국지도발 훈련을 할 때 야간에 제대로 잠도 못자고 가차 간첩을 잡기 위한 훈련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면서 과거의 내가 새삼 떠올랐다. 군생활을 했을 당시에는 내 스스로가 참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를 보니 뭔가 반성을 하게 된다. 39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동원했던 대한민국 대표 전쟁 영화, 어떤 영화일까?

6.25 전쟁 당시의 징병 모습
6.25 시절의 징병 모습

전쟁의 참혹함과 가족애를 통한 공감대 형성

이 영화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역사적 배경이나 전쟁영웅을 미화하거나 이념을 말하거나 하지 않는다. 오직 전쟁의 처참함과 가족애. 이 두 개만 가지고 영화를 풀어나간다. 사실 6.25 전쟁이라고 하는게, 가슴 아픈 역사이고 또 꼭 알아야 할 역사이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막 와닿지는 않는 사건이다.

어쨌든 지금의 나는 다른 사건, 경험들을 하고 있고 지금 내 살기도 바쁜데 전쟁의 아픔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서 공감대를 만들 수 있을까? 근데 이 '태극기 휘날리며'영화는 정말 진정으로 관객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해주었다.전쟁이 얼마나 무섭고 잔인한 건지 몸소 간접체험 시켜주었다. 바로 '가족애'라는 설정을 통해서였다고 생각한다. 

 

영화 속 진석과 진태
진석과 진태

진석과 진태의 눈물 나는 우정

2004년도에 개봉했던 작품인데, 지금 다시 봐도 눈물이 나는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진석과 진태라는 형제 우애가 좋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1950년대 당시 평범한 일상을 생활하다가 북한군의 침공으로 인해 강제징병을 당하게 되고, 6.25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형인 진태는 동생 진석이 전쟁에서 죽는 것을 절대로 보고 싶지 않다. 어떻게든 전역시키고 싶은데, 그에 대한 방법으로 전쟁훈장을 받아서 진석을 전역시키고자 마음먹는다.그 과정에서 진태는 정말 전쟁에서 많은 공을 세우게 되고, 병사에서 중사로 한순간에 진급하기도 한다.

영화 중간중간에 인천 상륙작전, 고지전에 관련된 내용도 나오며 스토리는 전개된다. 그리고 정말 6.25 전쟁이 끝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진석과 진태의 형재애는 점점 금이 가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다시 집을 찾은 진석과 진태. 근데 그때는 전쟁으로 인해 단속이 심했던 시절이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정말 사랑했던 누나가 총에 맞아 죽게 되는데, 여기서 진석은 진심으로 진태를 원망하게 된다.

그리고 6.25 전쟁이 막바지에 다다른 고지전이 있었던 그때, 진석은 억울함의 누명을 뒤집어쓰며 같은 남한군 대대장 손에 불타서 죽게 되고 화난 진태는 자신이 있었던 국방군에 회의감을 느끼며 인민군에 들어가게 된다. 근데 사실, 진석은 죽지 않았다. 불타기 전에 동료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왔던 것. 형은 인민군으로, 동생인 진석은 아직 국방군으로 있다. 이 둘의 관계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면 꼭 보길 바란다.

진석과 진태의 갈등
갈등이 점점 깊어지는 고충..

가족애란 무엇일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부모님을 공경하는 사람들도 있고, 내가 왜? 라면서 부모님을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어떨까? 나는 그래도 부모님을 너무나 챙겨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삐뚤게 자라지 않아서 새삼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뭔가 뻔한 느낀 점 같긴 하지만, 이 영화를 보면서 부모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가족'애'란 무엇일까?

진태의 진석을 위한 무조건적인 사랑은 내 마음을 찡하게 하는데 충분했던 것 같다. 이것이 이 영화감독의 의도였을까? 아니면 그냥 한국 사람 정서에 맞는 시나리오였을까? '우리가 남이가'라는 사상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이 '가족애'라는 공감대가 주는 힘은 정말 컸다. 현실적으로 부딪치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서 효도해야겠다는 마음도 드는 것 같다. 

 

가족 사이에 문제가 있을 때,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 스스로에게 되돌아보게 될 것 같다. 지금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을 때, 가족과 불화가 있을 때, 시간을 내어 이 영화를 한번 봤으면 좋겠다. 내 마음속에서 어떤 짠한 감정이 올라오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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