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활>과 활의 민족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하는 스포츠는 무엇일까? 물론 태권도도 잘하기도 하지만 단연 생각나는 것은 바로 양궁이다. 양궁만큼은 정말 올림픽에서 매달을 못딴 것을 본적이 없다. 한국은 양궁을 잘한다, 라는 뜻은 사실 과거 우리의 역사와도 연관이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활의 민족이라고도 불렸던 우리나라. 고구려 무용총의 벽화 수렵도를 아는가?
한국이 활의 민족이었다는 것을 제대로 표현해주고 있는 그림인 것 같다.예전에 아이들에게 승마를 가르치면서 이벤트로 말을 타고 장난감 활을 쏘개하는 장난감을 만들기도 했었는데, 참 보람찼던 기억이 난다.아무튼 이 영화를 보면서 괜히 한국인으로써 자랑스러운 느낌이 들었고 또 이런 영화가 나와주어서 고맙다는 마음도 들었다. 어떤 영화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가슴 아픈 병자호란의 역사 속 시원한 설정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얼마전에 병자호란과 관련된 영화를 한편 보고 리뷰를 작성하기도 했었다. 바로 남한산성. 인조 14년에 있었던 그 치욕스러운 역사를 담은 영화. 삼전도의 굴욕. 정말 가슴아픈 역사이기도 했는데 아무튼 이 최종병기 활은 병자호란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그린 영화다.
나라를 빼앗겼지만 나름 평화롭게 지내던 어느 마을에 청나라의 군대가 쳐들어와 마을 주민들을 납치한다.이들은 오랑캐라고 불리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영화의 주인공 '남이'의 여동생 '자인'도 납치하면서 영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된다. 여동생이 납치되자 제대로 빡친 조선의 신궁 '남이'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뭔가 조선판 아저씨 같은 느낌이었다.
다양한 활의 스킬로 오랑캐를 쓸어버리는 시원시원함은, 나라를 빼앗긴 역사에 대해 간접적으로나마 한을 풀어주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실제 역사는 아니며 픽션이긴 해도 영화를 보는 내내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실제 병자호란 당시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땠을까?
영화 속에는 청나라 군인들을 활로 학살하는 장면 외에도 나름의 카타르시스가 느껴지는 장면들이 있다. 남이의 여동생 자인과 결혼하기 위한 총각의 반란이 그것이었다. 배를 타고 청나라로 끌려가기 직전에 칼을 빼들고 청나라 군인들에게 도전하는 장면은 정말 인상깊었다. 심지어 이기기까지 하니, 나름의 쾌감이 더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말을 타고 등장하는 남이. 결국 청나라로 끌려가기 전 주민들이 구해지는 장면들이 나오는데, 실제 역사는 어땠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아마 이런 영화같은 장면은 나오지 않았을텐데.. 실제 역사와는 다르지만 오히려 이런 설정이 좋았다. 그리고 새삼 고맙기도 했다. 아픈 역사를 어루만져주는 느낌도 들어서 더 마음 놓고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조선의 신궁 설정, 그는 누구인가?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남이'라는 인물은 과거 오랑캐를 조심해야한다는 아버지의 충언 때문에 역적으로 몰려서 삼대가 멸하게 된 설정을 그리고 있다.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 '자인'을 아들인 '남이'에게 부탁하고 오랑캐들의 손에 죽는데, 훗날 남이는 어떻게 조선의 신궁이 되었을까?
근데 새삼 이런 설정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네.. 한국 영화 아저씨도 그렇고. 테이큰도 그렇고, 더 포리너 등등 이런 설정의 영화들이 생각난다. 나뿐만이 아니라 이런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뭘까? 소설속 표현으로 하면, '먼치킨' 같은 느낌의 영화들. 뭔가 나의 가려운 깊은 곳을 긁어주는 느낌이랄까? 나는 이 느낌이 좋아서 이런 은둔 고수 영화를 좋아한다.
아무튼 숨은 조선의 신궁 '남이'가 보여주는 다양한 활의 기술은 정말 볼만했다. 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긴화살, 두꺼운 화살, 짧은 화살, 비틀어 쏘기 등등 정말 다양한 스킬(?)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마 숨은 조선의 신궁이라는 설정도, 이러한 다양한 기술들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절대 잊혀지지 않는 그 명대사..
나도 예전에 재미삼아 활을 쏴본적이 있다. 근데, 아무리 내가 활의 민족이고 말띠(?)라고는 하지만 나는 활쏘기에는 재주가 없다. 아무래도 우리집 대대 선조님들은 활쏘기를 안하셨나보다. 아무튼 양궁, 활을 주제로 한 이번 영화는 액션과 재미, 간접적으로 느껴지는 복수혈전을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
그 명대사도 마음에 들었다.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모를리 없는 그 명대사.
남이: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정말 멋진 명대사다. 근데.. 실제 양궁에서는 무조건 바람계산 해야함. 영화니까 그런 설정이 가능했던 거긴 한데 아무튼 명대사는 명대사다. 뭔가 메시지를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영화 전체의 스토리도 그렇고, 보는 사람들에게 용기, 희망, 도전 뭐 이런 부분들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오랭캐와 남이의 활대결에서 잔인한 장면들이 나오기도 하고 아포칼립스라는 영화와 오마주되는 부분들도 있어서 지금도 표절 논란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영화 소재자체는 나쁘지 않았고 괜찮았다. 박해일과 류승룡의 연기도 볼만했고 말이다. 만약 보지 않았다면 지금이라도 꼭 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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