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치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 판타지 세계관과 유머, 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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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우치 포스터
전우치 영화 포스터

 

도사 컨셉의 영화 <전우치>를 보고

예전에 바람의나라라는 게임을 했던 게 생각난다. 그 게임 속 나의 직업은 '도사'였다. 도사는 어떤 느낌인가? 파이어볼, 아이스볼 등의 마법을 펼치는 게 아니라 '도술'을 펼치는 그들은 누구인가? 아, 게임이 아니라 머털도사를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더 쉬우려나? 도사에 대해서 검색해 보면 '도교의 종교가'로 나온다. 그런 그들을 각색해서 만들어진 판타지풍 직업이 도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전우치에서 나오는 도사는 어떤 이미지인가? 역시 도술을 부리고 바람을 움직이게 하고 또 지혜롭고 뭐 이런 이미지로 나오긴 한다. 근데 막상 주인공은 그렇게 지혜롭지도 않고 뭔가 부족해 보인다. 물론 그의 스승은 지혜로워 보임. 아무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영화 전우치의 스토리

'자, 이제부터 나도 좀 변해볼까?' 전우치 명대사

이 영화 속 전우치는 사춘기가 있는 것 같은 도사이다. 스승님의 말을 잘 듣지도 않는다. 그의 스승은 천관대사이다. 근데 재능은 매우 뛰어난 인물로 등장한다. 초반에는 도술을 부릴 때 부적에 의존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다.

그의 스승 천관대사는 살해를 당했는데 그 당시에 누명을 쓰는 바람에 500년간 먹으로 그린 그림 속에 갇혀있게 된다. 물론 결국 풀려난다. 그리고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사실 스승 천관대사는 화담(배우 김윤석)이 살해한 것. 사실 그는 인간세상에서 도사 일을 하면서 사람을 도왔었다. 근데 그 정체는 12지 요괴의 일원이었던 양 요괴였다. 이 영화의 오브젝트 컨셉으로 등장했던 피리의 반쪽과 호리병에 잡아둔 두 요괴가 풀려나면서 화담도 몰랐었던 요괴의 피가 깨어나는 설정이다.

여기서는 이런 요괴를 잡기 위한 신선들도 나오는데 신선들의 모습이 좀 현대적이어서 우스꽝스러운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우치의 신선들
그냥 아저씨들인데..?

 

신선들은 천관대사 살인사건의 진범을 잡기 위해서 가뒀던 전우치를 다시 행방한다. 그리고 결국 화담과 전우치는 싸우게 된다. 부적에 의존했던 전우치는 처음에는 고전하지만 나중에는 각성하여 부적 없이 도술을 부릴 수 있게 되어서 화담과 싸우지만 그대로 약간 부족한 상태.. 근데 이때 환생한 표훈대덕 신선이 화담의 옆구리를 복숭아나무로 찌른 덕분에 이길 수 있게 된다.

 

재미있는 오락영화

실제 전우치전이라는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나는 몰랐는데, 화담과 전우치가 싸울 때 오히려 전우치가 진 것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전우치가 주인공이다. 그러니 화담이 져야지... 기존 전우치전을 몰랐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이 영화를 본 평론가들도 재미있었다고 한다. 오락영화로는 괜찮았다고 하는데, 전작을 기대하면 조금 아쉽긴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꼭 기존 작품을 그대로 따라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나쁘지 않은 평점을 주었다. 

그리고 한국식 판타지라는 점도 점수를 주고 싶다. 보통 판타지라고 하면 해외의 중세풍 판타지, 일본풍 판타지, 중국풍 판타지에는 익숙했는데 한국풍 판타지는 없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컸는데 이번에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게 되어 좋았다. 덧붙여서 이런 도사컨셉의 게임도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리나라도 한국 특유의 문화, 역사, 판타지 세계관이 존재하는데 이런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또한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전우치를 연기한 강동원과 유해진, 화담을 연기한 김윤석. 모두 명배우인 만큼 영화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맥주마시는 한국 도사
조선시대 사람들이 맥주를 마신다면?

사극풍 영화인데 웃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

나는 사극 영화들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순신 장군을 모티브로 한 명량, 노량, 한산 영화뿐만 아니라 남한산성등 아픈 역사를 담고 있지만 그래도 자랑스러운 느낌이 드는 한국역사 영화를 볼 때면 괜히 가슴이 뭉클해지는 경험들을 많이 했다.

이 전우치라는 영화도 사실 사극의 배경을 어느 정도는 담고 있는데, 이런 영화도 괜찮은 것 같다. 심각하지도 않고 편안하고 즐겁게 볼 수 있으니깐. 물론 판타지풍이 많이 가미되긴 했지만 전우치가 입는 복장이나 화담이 입었던 복장도 그렇고 천관대사의 복장, 대사들도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울려서 보기 괜찮았다.

비극적인 내용이 싫고 눈요기로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오락영화를 좋아한다면 꼭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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