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아닌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한국의 사극 영화를 보면 조선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많다. 사도, 역린, 간신 등등. 근데 이번 영화는 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그중에서 고려시대 31대 군주 공민왕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물론 이 영화는 픽션이다. 그냥 영화에 등장하는 왕의 배경이 공민왕이라는 것이지 실제 역사 장면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이야기는 고려의 가요였던 쌍화점을 소재로 한 영화다. 쌍화점을 작곡한 작사는 미상이다.
이 노래의 쌍화는 고려시대의 음식점포를 바탕으로 한 가게를 가리키는 단어이다. 그럼 음식을 표현한 단어라는 뜻인데, 어떤 음식인가 살펴보려고 봤더니 정확한 정보는 없었다. 그냥 고려 가요인가보다 하고 넘어가야 할 듯하다.
근데 고려 가요라는게 궁금해서 가사를 찾아봤는데 이런 내용이다.
(유튜브) SeoulArts String Ensemble - 2018 서울아츠스트링앙상블 정기연주회 - 쌍화점
가사를 들어봤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겠다... 이 영화와 쌍화점이라는 고려 가요의 연관성을 찾고 싶었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아시는 분 설명 좀..
쌍화점의 스토리
고려시대의 왕이었던 공민왕(배우 주진모)이 등장한다고 했다. 이 영화에서는 공민왕이 동성애자로 나온다. 그리고 그를 친히 모시는 건룡위 총관이었던 홍림이 있었다. (홍림은 배우 조인성이 맡음) 왕은 동성애자였지만, 왕이기에 어쩔 수 없이 왕후도 있었다. 그리고 후사를 위해 아들을 낳아야 했던 왕. 근데 그는.. 알다시피 동성애자였기 때문에 왕후와 관계를 맺을 수 없었다. 이때 왕이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 낸다. 바로 왕의 측근이었던 홍림을 왕후와 합궁시키는 것이었다.
처음에 합궁시킬 때에는 단순하게 왕의 후계자를 위한 합궁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왕후와 홍림은 서로 사랑하게 돼버린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공민왕. 그는 왕후에 대한 감정을 포기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서 홍림에게 왕을 암살하려는 음모에 발 담궜던 왕후의 오라비를 죽이라고 시킨다. 근데 왕후를 사랑했던 홍림은 죽이지 못한다. 그리고 원나라로 떠나보낸다. 이를 알게된 공민왕은 결국 왕후와 동침할 남자를 부총관으로 또 바꾸려고 한다. 자신이 너무 갈 때까지 갔구나 싶은 홍림은 왕에게 용서를 구하지만 공민왕은 홍림을 다른 지방으로 보내어 왕비와 떨어뜨리려 한다.
근데 사랑의 힘이 어디 가는가? 또 왕후와 합궁하려다가 왕에게 들키고 만다. 그리고 홍림은 궁형을 받고 호위부대와 궁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에 분노한 홍림은 왕에게 칼을 겨누고 만다. 그놈의 사랑 때문에 충직한 신하가 배신을 하게 된 것.
마지막 장면에는, 왕과 홍림이 싸우게 된다. 그리고 결국 둘은 치명상을 입는다. 치명상을 입어 죽어가는 와중에 떠올랐던 지난날의 즐거운 추억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이게 실제 역사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영화의 스토리가 좀 신박하다. 왕이 동성애자라니.. 소재가 재미있는 것 같다. 아까 언급했던 고려가요의 대사와 관련이 있는 것 같지만 구체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해석도 어렵고..
아무튼 쌍화점 속 왕의 입장을 한번 살펴볼까 한다. 사람마다 다 다르기에 동성애를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만약 후사까지 생각해야 하는 왕이 동성애를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 (뭔가... 영화 간신에 나왔던 연산군과는 너무 상반된 스토리 같은 느낌이었다.) 이 부분이 궁금해서 실제 역사자료도 찾아보았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고려 공민왕은 그 동성애 상대자였다고 알려진 김흥경을 자제 위 총괄 직책에 올렸다고 나온다. 그리고 이 김흥경과 왕이 이런저런 사랑행위를 저질렀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에는 왕의 지휘 아래에 여러 후궁들을 간하고, 왕은 여자를 분장하고 있다가 마음이 동할 때 남자와 육체적인 관계를 맺었다고 한다. 그리고 김흥경뿐만 아니라 홍륜, 권진, 한안, 노선, 홍관 등의 미소년도 왕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영화 쌍화점의 마지막에 보면, 왕과 홍림이 싸우다가 서로 죽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이 영화의 각색장면인 것 같고 실제는 조금 다르다. 공민왕은 그의 왕후였던 익비 한 씨가 홍륜과의 관계에서 아이가 잉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후를 위해 어쩔 수 없지만, 이 사실이 밖에 새어나가면 안 됐기에 이 사실을 아는 이를 모두 죽이려고 했다. 하지만 이에 두려움을 느꼈던 사람들은 먼저 왕을 시해하게 된다. 그리고 이튿날, 자제위와 최만생이라는 환관이 왕을 시해한 사실이 발각되고 이 둘은 결국 처형당한다.
영화를 통해 알게 된 역사
설마 왕이 정말 동성애가 있었을까? 싶었고 픽션이라고 생각했으나, 구체적으로 역사를 살펴보니 공민왕이 동성애적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는 기록을 보고 조금 놀랬다.
그리고 영화 속 왕과 홍림의 관계도 그렇고 서로 마지막에 싸우는 장면도 그렇고 실제 역사에 근거해서 표현한 장면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니깐 더 놀랍다. 처음에는 그냥 영화 리뷰를 작성하려고 했지만, 고려 31대 왕이었던 공민왕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된 계기가 되어서 뭔가 감회가 새롭다.
영화에서 보면 동성애적 장면도 나와서 보기 낯설 수도 있지만 역사의 관점으로 보면 조금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인간과 인간의 본능에 관한 장면들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시간이 된다면 이런 역사 영화 감상도 괜찮은 것 같다. 한본 보기를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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