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 등장하는 임금님은 누구?
일단 사실적인 부분부터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임금님은 1450년 수양대군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예종'을 표현하고 있다. 그런데 예종은 14개월간 왕으로 재위하다가 승하한 인물이다. 즉 일찍 세상을 떠난 왕이란 말이다. 그의 나이 20세가 되기 전의 일이었다. 근데 이 영화에서는 이런 예종을 영화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심지어 20살보다 더 나이가 있어보이는 고 이선균님을 캐스팅해서 보여주고 있다.
음.. 영화를 보기 전에 개인적인 생각이었지만, 이 영화의 감독님은 한국 역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그냥 소설식으로 영화를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했었다. 그리고 영화를 봤는데, 내 예상이 맞았다. 예종이 있었던 시절이 배경이 된 것은 맞는데, 역사의 사실적인 부분은 굉장히 많이 무시되었다.
그리고 영화 포스터에 나와있는 것처럼 '코믹'요소를 집어넣어서 누구나 편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떤 스토리일까?
조선의 코믹 영화, 어떤 이야기일까?
예종이 왕이었던 시절, 조선의 저잣거리에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왕이 승하할 것이고 다른 사람이 왕이 될 것이라는 말이 적힌 종이가 허수아비에 내걸리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혼자 불타서 죽는 사람도 등장한다. 덕분에 조선의 천민들은 불안에 떨게 되고 왕 예종은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서 조사하기로 한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과거에 급제한 예문관 소속 사관으로 임관한 신입 윤이서이다. 그는 한번 본 것은 절대 잊지 않는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 윤이서가 마음에 들었던 예종은 자신에 옆에 두면서 사건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수사를 할 때 우리의 임금님은 직접 시체 부검도 실시하고 사람 머리가 불탔던 이유를 직접 찾아낸다. (마치 셜록 홈즈와 왓슨 박사님을 보는 것 같았음..) 그리고 호수에는 뜬금없는 괴물 물고기까지 나타나고 조선의 민심은 점점 현재 상황에 대해 더욱 불안해져만 간다.
그러던중 소문이 퍼져나가게된 근원지인 어느 무녀를 찾아갔는데, 무녀는 호리병이 스스로 파르르 떠는 현상을 보여주면서 지금의 임금이 문제가 있어서 일어난 일이라는 설명을 해준다. 이것을 이상하게 여긴 왕은 호리병에 뭐가들었나 확인해보니 탄산수(?)임을 알아내고,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누군가 꾸민 일임을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괴물 물고기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 직접 호수로 행차하시어 괴물 물고기를 발견하고 작살을 던지는 위엄을 보여준다. 그러다가 배도 뒤집히게 되고 물속에 빠지지만 윤이서가 구해주고 목숨을 건지게 된다. 그리고 여기서 괴물 물고기의 비밀도 풀게 된다.
결국 이 모든 일의 원흉은 선왕 때부터 군림해왔던 고위 관료들과 병조판서가 꾸민 일임을 알게 된다. 이들이 이 일을 꾸민 이유는, 그들의 이익 즉 재산때문이었다.
그 이후 병조판서는 왕을 죽이기 위해서 왕이 먹는 약에 독을 섞는 등의 파렴치한 행동을 벌이지만, 윤이서에 의해 왕은 살게 된다. 그리고 계속 왕을 쫓아와서 죽이려고 한다. 참고로 병조판서는 조선 제일의 검이라 불리울만큼 검을 잘 다루는 인물이다. 이런 인물이 왕과 윤이서를 따라와서 칼을 들어 죽이려고 하는데, 갑자기 짜잔~하고 왕이 검을 빼든다. 사실 진짜 조선의 제일의 검은 왕 예종이었다는 사실.. 병조판서를 이기고, 사건을 종결시킨 뒤 조선의 민심을 안정시킨다.
역사를 모르면 보기 편한 영화
음.. 일단 이 영화는, 역사를 알고 보면 별로인 영화이다. 하지만 역사를 모르고 그냥 재미삼아보면 나름 나쁘지 않은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점도 존재한다.
일단 이야기 전개가 좀 산만한 느낌이다. 영화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설정이나 하는 행동들이 뭔가 좀 부자연스럽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부분은, 윤이서가 기억의 천재로 등장하는데 별로 하는게 없다. 그나마 활약하는 장면은 2개정도로 나오고 나머지 장면에서는 계속 예종에게 맞고 어디에 부딪치는 몸개그를 보여주는 인물이었다는 점이다. 예종을 위한 들러리? 느낌이어서 좀 아쉬웠다.
그리고 예종이라는 왕은 자꾸 사건을 풀면서 뭘 먹는다... 무녀의 속임수를 알아내기 위해 탄산수도 먹고 머리에 불붙은 시체를 부검할 때 시체의 부위도 입에 넣고.. 병조판서가 준 독도 먹고 등등.. 아마 좀 적극적이고 호기심 많은 왕을 표현하려고 한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이게 왕인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는 장면들이 많았다. (노림수였던 것인가..?)
아무튼 그래서 여러모로 그냥 팝콘이나 과자, 맥주를 마시면서 편하게 보면 그냥저냥 볼만한 영화인 것 같다. (참고로 2017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손익분기점이 300만명이었지만 총 200만 관객을 넘기지 못하고 막을 내리게 된다.)
최근 들어 조선을 배경으로 한 영화들을 보고 있는데.. 역사와는 전혀 다른 요소들을 억지로 끼워넣다보니 자꾸 망작이 되는 느낌이라 많이 아쉽다. (조선마술사, 조선미녀삼총사 등등..)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떤가?
(배우 이선균님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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