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즐거운 영화 <노량>
이번에 "노량"이라는 영화를 볼 기회가 생겨서 봤다. 이런 장르의 영화들을 보면, 다양한 상황에 맞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시각적인 즐거움뿐만 아니라 더욱 집중력을 더해주는 웅장한 사운드가 더해지는 괜찮은 영화들이 존재한다. 이런 괜찮은 영화 중에 하나가 이번에 본 한국 역사 영화 "노량"이다.
2023년 12월에 개봉된 이 영화는 김한민 감독이 맡아서 만들었다. 나는 이번 영화를 소리 즉 사운드의 관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영화 "노량"이 그냥 재미있었다, 내지는 역사를 배경으로 해서 잘 만들었더라라는 식의 평범한 리뷰보다는 조금 다르게 써보고자 한다.
풍부하고 디테일한 사운드 표현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사운드는 단순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하나의 캐릭터같은캐릭터 같은 느낌이었다. 바다의 캐릭터 같은 느낌 말이다. 각종 배경음악이나 분위기에 맞는 소리에 관심이 많은데, 그러다보니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소리들이 조금 더 세밀하고 다르게 들렸던 것 같다.
임진왜란이라는 배경을 주제로 만들었던 이 영화는 해전의 사운드를 정말 잘 표현했다. 나도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노량해전의 전쟁이 시작될 때 들리는 배경음악들과 찰지게 울리는 배위의 인물들의 목소리 그리고 마치 천둥소리 같은 대포의 포효는 나를 더욱 집중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거북선이나 일본 배의 삐걱거리는 소리, 그리고 부서지는 파도의 어울림은 한편의 오케스트라를 연상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이러한 각각의 요소들은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간접적으로 바다위의 배에 떠있는 느낌을 주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소리들로 인해서 조금 과장을 보태서 바다의 짠내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나만 그랬나?) 아무튼 이러한 다양한 소리는 이 영화에 집중하기에 충분했고 시각적인 즐거움과 더불어 더 큰 시너지를 준 것만은 확실하다.
이순신 장군의 해전 속 북소리
여러분은 음악을 좋아하는가? 나는 개인적으로 영화의 OST, 가사가 없는 음악들을 좋아한다. 사람의 목소리가 없는 그러한 음악들 속에서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느껴지기도 하고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편안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서 나오는 소리 역시 그 때 당시에 있었던 인물들의 느낌들, 감정들이 간접적으로 느껴졌다. 이처럼 소리라는 요소는 인물의 감정과 표정에 더욱 감정적 깊이를 더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런 힘들로 인해서 이순신 장군 뿐만 아니라 그를 따르는 동지들의 감정적 호소, 표정이 더욱 조화를 이루었던 것 같다.
또한 영화의 사운드는 등장인물들이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실제 대포소리나 배경음, 화살소리 등등 이러한 소리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아, 특히나 그러한 배경음들 중에서 군사들을 독려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북소리는,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이 영화가 끝나고 화면이 어두워졌을 때에도 이순신 장군이 쳤던 북소리가 계속 울리면서 끝나는데 정말 진한 감동의 여운을 주었다. 그러한 소리로 인해서 김한민 감독이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무언의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는 것 같았다. 뭔가 웅장하면서 아쉬움, 그리움, 고마움이 느껴지는 북소리였다.
영화 속 고급 사운드 기술
나는 영화 속에서 들리는 배경음악이나 각종 소리들에 관심은 많지만 구체적인 기술들은 잘 모른다. 그치만 어쨌든 다양한 소리의 기술들은 영화 제작 환경에서 소리를 만들어야 하는 사운드 감독에게 더 넓은 그림을 제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최근에 나온 영화인 만큼 "노량"은 이러한 발전을 수용했었을 것이고 나는 이러한 사운드 기술을 들으면서 더욱 집중할 수 있었다. 실제 극장에서 봤더라면 어땠을까. 노량해전에서 들리는 바닷소리, 파도소리, 북소리 등이 서라운드로 울렸을 때의 감동은 어땠을까? 영화관의 SOUND X로 이 영화를 관람했으면 어땠을까? 생각해 본다.
특히나 북소리를 영화관에서 한번 들어보고 싶다.
풍부한 소리로 집중하게 만드는 소리의 교향곡
요즘은 AI기술도 접목이 되면서 영화계에서도 다양한 시도들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AI를 활용해서 음악들을 만들어보았는데 퀄리티도 괜찮고 듣기에도 거북스럽지 않은 음악들이 쉽게 만들어졌다. 이미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영화세계에서 "노량"에서도 이러한 AI 기술들이 접목됐을까? 만약 접목되었다면 어떤 기술들이 접목되었을까? 한번 찾아봐야겠다. 노량 뿐만 아니라 명량, 한산에서 표현한 소리들의 기술도 궁금해졌다.
배우의 연기도 연기였지만 배경음악, 소리의 관점에서 이 영화를 보기를 권한다. 즉 2번은 봤으면 좋겠다. 한 번은 그냥 이 영화 자체를 음미해 보고 두 번째 볼 때에는 소리에 음미해 보라. 아마 조금은 영화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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